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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뉴스

[배달의민족 ‘번쩍배달’ 도입에] 라이더 “수입은 줄고 곡예운전은 늘었다”

배달플랫폼 출혈경쟁에 지친 영세자영업자도 ‘규제강화’ 요구

매일노동뉴스 강예슬 기자  입력 2021.03.12 07:30

 

라이더유니온.jpg

 

플랫폼기업이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자영업자끼리 혹은 노동자끼리 경쟁을 부추겨 밑바닥으로 몰아가는 영업전략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플랫폼 노동자와 자영업자들은 더 위험해지고, 가난해졌다고 하소연한다.

 

지난 2일 쿠팡이츠 배달노동자 일부가 기본 수수료 600원 삭감에 반대해 ‘로그아웃 운동’을 주도한 데 이어 라이더유니온(위원장 박정훈)이 우아한청년들의 일방적인 근무시스템 변경에 항의하며 11일 단체행동을 했다. 배달앱에 입점한 영세사업주들도 이날 국회에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 논의를 위해 열린 토론회에서 플랫폼기업을 규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달앱에 노출되기 위해 자영업자가 사용하는 영업비용을 높이는 등 플랫폼기업이 만들어 낸 시스템 탓에 영세사업주 간 출혈경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번쩍배달 도입 후 10명 중 8명은 수입 감소”

 

우아한형제들의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은 고객이 음식을 주문하면 45분 안에 배달해 준다는 기치를 내걸고 서울 전 지역에서 번쩍배달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이후 배달노동자의 근무환경은 크게 바뀌었다. 인공지능(AI) 자동배차든, 배달노동자가 직접 콜을 선택하는 일반배차든 여러 배달주문을 한꺼번에 수락하기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배달노동자들은 단건 배달이 강제돼 시간당 배달건수가 감소해 수익이 줄었고, 노동시간이 길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배민라이더스로 일하는 안성현(가명)씨는 “반짝배달 전에는 하루 8시간 일해 15만~17만원을 벌 수 있었다면 현재는 13만원 정도로 줄었다”고 주장했다. 라이더유니온이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124명의 배달노동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더니 응답자 10명 중 8명(83%)이 번쩍배달 도입 이후 수입 감소를 경험했다고 증언했다.

 

한 번에 한 건 배달은 안전 배달을 유도하는 방법 중 하나로 알려져 있지만 오히려 사고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도 나온다. 안성현씨는 “음식배달 특성상 점심과 저녁이 돈이 많이 된다”며 “주문량이 많은 피크시간에 최대한 많은 콜을 수행하려다 보니 곡예운전이나 과속을 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일을 시작한 뒤 바람은 사고사가 아닌 자연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일방적인 근무환경 변경을 규탄하고, 단건 배차를 2배차로 늘릴 것과 무분별한 신규인력 모집 중단, 안전배달료 도입을 주장했다.

 

교섭대표노조인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 배민라이더스지회도 문제의식에 공감했다. 홍창의 지부 조직국장은 “지난 4일 신규 라이더의 입직 중단과 번쩍배달을 2배차로 바꿀 것, 픽업거리 할증 도입 등 5개 요구안을 제안했다”며 “봄이 오면 비수기가 되는데, 서로 무한경쟁을 하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실시간 노동공급량에 따라 수수료를 책정하는 배달플랫폼 시장에서 전업·부업 신규 배달노동자 진입이 계속된다면 배달수수료는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우아한청년들은 소상공인의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과 경쟁사에서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어 경영상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란 점을 들어 지회 요구를 거부했다.

 

서초동에서 배민라이더스로 일하는 김정한(가명)씨는 “신규 입직을 막고, 배달료를 올려 달라는 말은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말이 아니다”며 “이대로 가다 보면 모두가 공멸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영업자 불만도 고조

 

이날 국회 토론회에서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플랫폼은 높은 수수료와 더불어 가맹점들의 경쟁을 부추기는 방식으로 이윤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플랫폼이 활성화할수록 플랫폼을 이용하는 자영업자들의 수익률은 꾸준히 저하될 것이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음식주문앱인 ‘배달의민족’ 가게 목록 상단에 노출되려면 월 회비 8만8천원를 내고 ‘울트라콜’ 서비스를 신청해야 한다.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할 수록 홍보효과가 높아진다. 요기요와 쿠팡이츠는 사업장에서 각각 주문금액의 12.5%, 15%씩 중개수수료를 받는다.

 

김종민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사무국장은 “배달플랫폼은 소상공인들이 소비자에게 접근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통로가 됐다”며 “이미 배달플랫폼과 예속관계에 놓여 실제 수수료 또는 광고비 등 주요 거래조건을 협상할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국장은 “(플랫폼기업이) 음식점 노출순서에 대한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배달앱사 자체 내규를 적용해 점주들의 불만을 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담겨야 할 주요 쟁점으로 △플랫폼 사업자 정보공개 제도 △플랫폼 이용 자영업자 단체 구성권 등 당사자 간 협의기구 구축을 제안했다.

 

우아한청년들은 “라이더 수익이 줄어든 것은 날씨가 따뜻해져 배달수요가 낮아지는 2월이 접어들어서 일 것”이라며 “모든 번쩍배달 서비스가 단건 배달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고 지역별로 다르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번쩍배달이라도 지역별로 여러 건의 배달을 동시해 수행하는 일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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