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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뉴스

우리나라 최대 농수산물시장에선 무슨 일이?

가락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조 민주화, 노조 사수’ 투쟁

 

기사원문 <현장언론 민플러스>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

http://www.minplu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8472

 

 

우리나라 최대 농수산물 종합 유통도매시장으로 알려진 가락시장에서 노동조합 민주화를 위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가락항운노조 민주화’를 위한 투쟁이다.

가락항운노조는 가락시장 내 도매법인인 동화청과와 중앙청과에서 진행되는 농산물 경매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하역 및 배송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노동자들로 구성돼 있다. 조합원 수는 약 440여 명이다.

그 중 140여 명의 조합원들은 지난해 6월경부터 ‘가락항운노조 민주화를 위한 모임(민주화 모임)’을 결성해 조합 민주화 활동을 벌이고 있다.

 

▲ 설 명절을 앞둔 지난달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내 청과시장의 모습. 참고사진 [사진 : 뉴시스]

민주화 모임과 송파유니온에 따르면, 가락항운노조 오연준 위원장은 조합비로 고급승용차를 끌고 다니는가 하면 운전기사까지 조합원으로 고용하고, 위원장 판공비로 매월 5백만 원이 넘는 돈(임금 별도)을 지급받아 왔다. 또, 노조와 분회의 고위간부 자리는 현 위원장 또는 전 위원장의 친인척들이 차지하면서 편법·위법적 노조운영을 통해 사실상 종신집권을 누려왔다.

“노조 위원장의 이런 편법·위법적인 활동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불법’ 혹은 ‘탈법’의 방법을 이용했기 때문”이라고 민주화 모임은 지적했다.

“노조법은 대의원을 조합원들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에 의해 선출하도록 하고 있고, 조합원 누구나 대의원으로 출마할 수 있는 자격이 있음에도 가락항운노조는 사실상 위원장 이하 조합 집행부가 대의원을 지명했으며 조합원들은 집행부가 지명한 사람 전원에 대한 찬반투표만을 해왔다. 조합원들의 피선거권이 묵살됐다”는 것.

대의원 선출 과정이 노조법 위반에 해당하므로 ‘무효’이며, 대의원 선출이 무효라면 대의원의 간접선거를 통해 당선된 현 위원장 역시 효력이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가락시장 노동자들은 “법적 정당성조차 없는 소수의 조합 간부들이 조합원들 위에 군림한 채 수십 년간 권력을 독점해오고 있는 게 아니면 무엇이냐”고 분노했다.

그들의 요구는 오연준 가락항운노조 위원장의 퇴진과 직선제 도입 등 ‘노조 민주화’였다.

민주화 모임 노동자들은 가락항운노조 민주화를 위한 조합원 설문조사를 진행하는가 하면, 고용노동부에 ‘가락항운노조 노조법 위반 시정’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또, 오연준 위원장의 퇴진과 이를 위한 임시총회 개최를 요구하는 서명을 모으는 등의 활동을 펼쳐왔다.

오연준 위원장은 현장의 민주화 여론에 밀려, 올 3월 말까지 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조합원 임시총회를 열어 규약을 개정해 위원장·분회장에 대한 직선제를 시행하는가 하면, 직선제로 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될 때까지 노조운영 등 모든 권력을 민주화 모임이 주도하는 ‘비상대책위원회’에 이양하겠다는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했다. 지난달 30일의 일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민주화 모임 노동자들은 가락항운노조를 사수하는 싸움까지 해야 할 처지가 됐다.

오 위원장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지난 4일 돌연 입장을 바꾸고 ‘조합의 합병·분할 또는 해산에 관한 사항’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대의원대회 소집을 공고했다. 민주화 모임은 “오연준 지도부가 대의원대회를 열어 가락항운노조를 서경항운노조에 흡수시키는 노동조합 합병을 시도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면서 “서경항운노조로의 통합은 위원장·분회장 직선제 선출과 노조 민주화 등 조합원들의 요구를 묵살시키고, 분회장을 비롯한 현 지도부들의 권력을 유지시키려 하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서경항운노조는 가락항운노조와 함께 가락시장 하역·배송작업을 담당하는 노동조합으로 서울·경기 지역 내에 농수산물시장, 양곡시장 등에 노동자 공급사업을 수행하며 약 14개의 분회로 이뤄져 있다.

오 위원장이 대의원대회를 공고하면서 지난달 30일 민주화 모임과 체결한 합의서는 휴지조각이 됐고, 대의원대회에서 합병 안건이 통과되면 조합원들은 영문도 모른 채 자신의 노조가 타 노조로 흡수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10일 가락시장 내 과일경매장에서 열린 가락항운노조 직선제 쟁취, 민주화 완성을 위한 기자회견 [사진 : 민주노총 서울본부]

민주화 모임은 가락항운노조 사수에 돌입했다. ‘가락항운노조 사수 대책위원회(대책위)’로 조직 명칭을 변경하고, 가락항운노조를 서경항운노조로 통째로 넘기는 시도를 막아내는 투쟁을 시작했다.

이들은 11일로 예정된 임시대의원대회를 앞두고 10일 가락시장 내 과일경매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권력 연장을 위해 조합원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조합을 통째로 넘기려는 오연준 지도부”를 규탄하고, “노조합병을 시도하는 임시대의원대회 개최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노동조합 합병 시도를 막는 것은 물론, 직선제 쟁취와 민주화 완성을 위해 나아가겠다는 결심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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